NURSE'S CLINICAL GUIDE
ABGA 기본 해석부터 긴급 보고까지,
환자의 숨소리를 읽는 법
숫자 너머에 있는 환자의 진짜 상태를 발견하는 간호의 기술 🩺
신규 시절, ABGA 결과지를 받으면 pH, CO₂, HCO₃ 숫자 맞추기에만 급급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며 배운 가장 중요한 진실은, ABGA는 수학 문제가 아니라 환자가 보내는 구조 신호라는 점이었습니다.
📝 어느 늦은 밤, 35세 남성 환자의 기록
알코올 의존증 치료 중이던 35세 남성 환자분. 최근 2주간 단주하며 회복 중이었으나, 유독 움직일 때 숨이 차다고 하셨습니다. 밤 11시경, 결국 숨쉬기가 너무 힘들다며 저를 찾으셨죠.
- SpO2: 96~98% (수치상 매우 안정적)
- RR(호흡수): 28~30회 (빈호흡 양상)
- 특이사항: 눕기 힘들어하며 상체를 세운 자세로 거칠게 호흡함
산소포화도만 보면 정상 같았지만, 헐떡이는 숨소리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즉시 의사에게 노티 후 ABGA를 시행했고, 결과는 '대사성 산증(Metabolic Acidosis)'이었습니다. 몸 안에 쌓인 산성 노폐물을 내보내기 위해 폐가 미친 듯이 일하며 산소 수치를 억지로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죠. 새벽에 일어난 의사에게 수치와 증상을 보고하고 즉시 비본(Bicarbonate) 투여로 pH를 교정하여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 신규를 위한 ABGA 실전 해석 5단계
0단계: 가장 먼저 볼 3개
저는 무조건 이 순서로 봅니다: pH(방향) → PaCO₂(호흡성) → HCO₃⁻(대사성). 여기서 이미 반은 끝납니다.
1단계: pH로 방향 잡기
- pH < 7.35: 산증(Acidosis)
- pH > 7.45: 알칼리증(Alkalosis)
*정상 범위에 있어도 '보상' 중일 수 있으니 안심하지 마세요.
2단계: 원인(호흡성 vs 대사성) 찾기
pH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값이 범인입니다.
- 호흡성(Respiratory): PaCO₂가 문제 (PaCO₂↑ = 산증 방향 / PaCO₂↓ = 알칼리증 방향)
- 대사성(Metabolic): HCO₃⁻가 문제 (HCO₃⁻↓ = 산증 방향 / HCO₃⁻↑ = 알칼리증 방향)
3단계: 보상(Compensation) 여부 확인
몸은 중립을 지키려 합니다. 호흡이 원인이면 신장이(HCO₃⁻), 대사가 원인이면 호흡이(PaCO₂)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도와줍니다. 두 값이 같이 움직인다면 "아, 몸이 버티고 있구나(보상 중)"라고 생각하세요.
4단계: 산소화(PaO₂, SaO₂)는 따로 보기
산-염기 균형이 맞아도 산소가 낮으면 위험합니다. 저산소혈증이면 원인을 떠올리기 전, 산소 공급 장치와 기도 상태부터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5단계: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연결
- 호흡성 산증: 의식 확인, 호흡 노력(흉곽 움직임), 기도 분비물 흡인, 벤틸레이터 설정 확인
- 대사성 산증: 혈압/말초관류 확인, 혈당/Lactate/Ketone 체크, 수액/인슐린 준비
🚨 의사에게 즉시 보고(Stat)해야 할 레드 플래그
- pH < 7.25 또는 > 7.55: 보상 체계가 무너진 위험 신호
- PaCO₂ > 60 + 의식 변화: CO₂ Narcosis 위험 (즉시 기도 확보 필요)
- PaO₂ < 60 또는 SaO₂ < 90%: 산소 유량을 올려도 유지되지 않을 때
- 대사성 산증 + 쇼크 징후: 혈압 저하, 소변량 감소, 말초 차가움 동반 시
💡 스마트한 SBAR 보고 예시
"선생님, 35세 박XX 환자 SpO2는 97%이나 RR이 30회로 급격히 늘어나고 앙와위 취하지 못하는 호흡곤란 양상입니다. 시행한 ABGA상 pH 7.2x로 Metabolic Acidosis 소견 보여 즉시 비본 투여 등 처방 확인 부탁드립니다."
ABGA 해석을 잘한다는 것은 숫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내가 지금 무엇을 확인하고 보고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숫자가 주는 안도감에 속지 마세요. 환자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도 병동의 수호자가 되어준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