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국 병동에서 흔한 콜(Call)과 응대 방법, 당황하지 않는 ‘전화/메시지’ 루틴 만들기

by SONIA :D 2025. 12. 28.
반응형

미국 병동에서 흔한 콜(Call)과 응대 방법, 당황하지 않는 ‘전화/메시지’ 루틴 만들기


미국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이 “콜(call)”로 시작됩니다. 환자 상태가 변하면 의사에게 콜을 하고, 검사 결과가 이상하면 콜을 받고, 약국에서 확인 전화가 오고, 다른 부서(예: RT, Lab, Radiology)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심지어 환자 가족이나 케이스 매니저가 연락을 주기도 합니다. 이민 간호사에게 콜 문화가 특히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영어 때문만이 아닙니다. 전화는 얼굴을 볼 수 없고, 상대의 표정이나 분위기 힌트가 적어서 더 긴장되며, 게다가 미국은 “짧고 핵심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설명을 길게 하다 보면 오히려 흐름이 꼬일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콜을 하면 차트에 기록이 남고, 어떤 경우엔 “왜 그때 콜을 안 했냐/왜 그때 콜을 했냐”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심리적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콜은 ‘영어 시험’이 아니라,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입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병동에서 특히 자주 발생하는 콜 유형을 정리하고, SBAR 기반으로 응대하는 방법, 그리고 초반에 가장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와 이를 막는 루틴을 현실적으로 정리해드립니다.

서론: 콜을 잘한다는 건 “말을 잘한다”가 아니라 “정보를 정리해 전달한다”는 뜻

콜을 잘하는 간호사는 영어가 유창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 현장에서는 “핵심 정보를 구조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 콜을 잘한다고 평가받습니다. 같은 영어 실력이라도, 준비 없이 전화를 걸면 말이 꼬이고, 숫자가 헷갈리고, 상대가 필요한 정보를 못 얻어서 다시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반대로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SBAR 틀( Situation-Background-Assessment-Recommendation )을 머릿속에 두고, 필요한 수치를 미리 적어두고, 원하는 요청을 분명히 하면, 대부분의 의사/PA/NP는 매우 협조적으로 반응합니다.

미국은 팀 기반으로 움직이는 문화가 강하고, 그 안에서 콜은 팀을 ‘연결’하는 끈입니다. 문제는 이민 간호사가 처음에 콜을 무서워하면서 “조금 더 지켜보고… 조금만 더 참고…” 하다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너무 사소한 것까지 자주 콜을 하면 “왜 이걸 지금 콜하지?” 같은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죠. 그래서 콜은 ‘언제’ 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하는지 패턴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패턴만 익히면, 두려움이 확 줄어듭니다.

본론: 병동에서 자주 오는/하는 콜 유형 8가지 + 응대 템플릿

1) Vital sign 변화 콜(저혈압/고혈압/빈맥/발열/저산소증) 가장 흔한 콜입니다. 의사가 듣고 싶은 건 “숫자 + 트렌드 + 환자 증상 + 내가 이미 한 것”입니다. - 준비할 것: 최근 V/S 트렌드, 증상(어지럼/흉통/SOB), I&O, 현재 O₂ 세팅, 최근 투약(특히 항고혈압제/진통제/진정제), 주요 진단 - 시작 문장 예시: “Hi Dr. __, this is RN __ on __(unit). I’m calling about Mr./Ms. __ in room __. His BP dropped to 88/54, HR 118. He reports dizziness.” - 뒤에 붙일 핵심: “I rechecked, repositioned, started oxygen/IVF per protocol, and I’m concerned about…” - 요청(Recommendation): “Would you like to come assess, order fluids, labs, or hold BP meds?”

2) 통증 조절 콜(통증이 조절 안 됨, PRN 효과 없음) 통증 콜은 “통증 스코어, 위치, 양상, 이미 준 약과 효과, 부작용”이 핵심입니다. - 예시: “Pt reports 8/10 abdominal pain despite PRN oxycodone at 1400. Pain now 7/10 at 1500. VS stable, no new nausea/vomiting.” - 요청: “Can we adjust pain regimen or add breakthrough med?”

3) 정신상태 변화 콜(혼돈, 섬망, 의식저하, 새로 생긴 신경학적 증상) 이건 빨라야 합니다. 특히 new confusion, unilateral weakness, slurred speech 같은 건 stroke alert 기준일 수 있어요. - 준비: A&O 변화, glucose 체크, recent meds(benzo/opioid), neuro check, last known normal time - 예시: “Pt was A&O x4 this morning, now confused and only oriented to self. BG 112. No fever. Pupils equal, grips equal.” - 요청: “Would you like neuro eval, CT order, or labs?”

4) Lab result 콜(critical value/abnormal) 랩 콜은 숫자가 전부입니다. - 준비: 결과 수치, 이전 수치(트렌드), 관련 증상, 현재 치료(IVF, diuretics, insulin), EKG 변화 여부(특히 K) - 예시: “Lab just resulted: potassium 6.1 (critical). Pt asymptomatic, on telemetry, no peaked T-waves noted.” - 요청: “Please advise on hyperkalemia protocol, repeat BMP, EKG, meds.”

5) 수혈/출혈 관련 콜(검은변, 출혈 증가, 드레싱 soaking, Hb drop) - 준비: 출혈 양상, V/S, Hb trend, anticoagulant 여부, I&O, 수혈 동의 여부/타입&스크린 진행 - 예시: “Dressing saturated twice in 2 hours, BP trending down from 118/72 to 96/60, HR 110.” - 요청: “Need bedside assessment; consider CBC, transfusion order.”

6) 약국/약 관련 콜(상호작용, 용량 확인, allergy 확인) 이건 ‘확인’이 목적이라 침착하면 됩니다. - 팁: 모르면 “Let me verify and call you back”가 안전합니다. - 예시: “I’ll double-check the allergy history and renal function, then update you.”

7) 타 부서 콜(RT, Radiology, Lab) - RT: breathing treatment, O₂ escalation, ABG 관련 - Radiology: CT/MRI 준비(contrast allergy, IV access, NPO 여부) - Lab: specimen issue, redraw 요청 핵심은 “환자 준비 상태”와 “언제 가능한지”를 명확히 말하는 겁니다.

8) 가족/케이스매니저/소셜워크 콜 가족은 감정이 섞이기 쉬워서 ‘팩트+현재 계획+다음 업데이트 시간’이 중요합니다. - 예시: “Right now the plan is ___. The provider will update after rounds around __. I can call you again at __.”

결론: 콜 실수를 줄이는 ‘3단계 루틴’만 만들어도 훨씬 편해진다

콜이 어려운 이유는 영어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많은 정보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래 3단계만 습관화해도 콜 스트레스가 확 줄어듭니다.

1단계) 콜 전에 메모 30초: “숫자-증상-내가 한 것-요청” 전화를 걸기 전에 종이에 딱 네 줄만 적어두세요. - V/S(현재+트렌드) - 증상(환자 말, 관찰) - 내가 이미 한 것(recheck, positioning, PRN, O₂, IVF, labs) - 원하는 것(assessment? order? hold meds? imaging?) 이 네 줄이 있으면 말이 꼬일 확률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2단계) SBAR로 말하고, 결론을 먼저 말하기 - S(상황): “I’m calling because…” - B(배경): “He was admitted for…, PMH…, today…” - A(사정): “I’m concerned about…, vitals…, assessment…” - R(요청): “Would you like…, can we…, do you want…” 중요한 건 R(요청)을 흐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뭘 원하냐”가 상대가 가장 궁금한 지점이거든요.

3단계) 콜 후 차트에 남기기(반드시) 콜은 했는데 기록을 안 남기면 가장 위험합니다. 최소한 이것만 남겨도 안전합니다. - 누구에게(Dr/NP/PA) 언제 연락했는지 - 무엇을 보고했는지(핵심 변화) - 어떤 오더를 받았는지/받지 못했는지 - 오더 수행 여부와 환자 반응 예: “Provider notified, new orders received, carried out, pt tolerated.”

마지막으로, 콜은 ‘완벽하게’가 아니라 ‘안전하게’가 목표입니다. 초반에는 떨리고 말이 더디게 나오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준비 메모와 SBAR 틀만 갖추면, 영어가 서툴러도 충분히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콜을 잘하는 간호사는 결국 환자 안전을 지키는 간호사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연습으로 반드시 늡니다.

 

반응형